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우리 나라 전체 다목적댐 15 곳 가운데 중 절반이 넘는 9곳이 비상 상황에 빠졌다. 저수량 부족으로 인해 용수비축을 위해 방류량까지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충남 보령댐은 용수공급 조정기준이 심각 단계에 돌입했고 대청댐은 경계 단계에 들어갔다. 또한 소양강, 충주, 횡성, 안동, 임하, 용담, 주암댐 등 7곳 역시 주의단계에 들어간 상황이다. 국토부의 용수공급조정기준은 정상공급 환원,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로 나뉜다. 주의단계에서는 하천유지용수를 줄이고 경계단계는 농업용수를, 심각단계에서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를 추가로 줄여 댐의 용수를 비축하도록 돼 있다.
다목적댐이 방류량을 줄이는 상황까지 간 데는 지난 1일까지 다목적댐에 내린 강우량은 예년의 58%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해 강우량 역시 예년의 82%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강우부족이 더욱 심화돼 올해 초부터 이로 인해 전국 다목적댐의 평균 저수율도 예년의 62.9%에 그칠 정도로 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횡성, 용담, 보령댐 등은 이미 수위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나머지 댐들도 계속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 소양강댐은 불과 일주일 새 수위가 0.5m나 수위가 내려갔다. 용담, 충주댐 역시 일주일만에 수위가 0.4m, 0.3m씩 낮아졌다. 특히 보령댐은 정상적인 용수공급이 가능한 하한선인 저수위까지 불과 7.7m 밖에 남지 않았다.
방류량을 줄이면서 다목적댐들의 발전량도 목표치의 절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충주댐은 연간 계획발전량의 27%인 7억6470만kWh의 전기만을 생산하고 있다. 물 부족 상황이 가장 심각한 보령댐도 지난 8월부터 발전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충청권의 식수원 역할을 하는 대청댐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현재 연간발전량의 47%를 채우는 데 그쳤다. .
영농기간이 지나 용수 수요량이 적어지기는 했으나 내년 여름철까지는 큰 비를 기대하기 어려워 이같은 저수량 부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워낙 저수상황이 안 좋은 만큼 정상단계인 나머지 댐들도 (계속 정상단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확실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달 30일 금강 물을 보령댐에 공급하는 ‘보령댐 도수로사업’ 착공에 들어가고 나머지 다목적댐들도 용수비축 확대에 나서는 등 내년 봄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충남 서부권 지역의 물 부족해소를 위해 지난 9월 사업 추진이 결정된 후 한달여 만에 착공에 들어간 보령댐 도수로 사업은 내년 2월 완공되면 보령댐에 하루 11만5000㎥의 용수를 공급하게 된다. 한강수계의 소양강댐과 충주댐은 하류의 팔당댐 방류량을 지난 2일부터 하루 259만톤 줄이고 그 양만큼 용수 비축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의 낙동강, 금강, 섬진강 등 4대강 수계의 댐들은 보와의 연계운영을 통해 용수 수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저수량을 관리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래 극한 가뭄에 대비한 항구적인 대책들도 마련하고 있지만 당장 내년 봄 가뭄 극복이 최우선 현안”이라며 “정부 대책에 더해 국민들의 물 절약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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