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진술 모순되도 생명 보호해야"…케냐 여성 난민 인정

2007년 케냐 대통령 선거 유혈사태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케냐 출신 여성을 법원이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단독 하태헌 판사는 케냐 국적의 A씨(40·여)가 “난민불인정 결정을 취소하라”며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A씨의 남편은 선거폭력 사태에 가담한 전력으로 케냐 현정부의 박해를 받다 실종됐다. A씨는 “2013년 5월 정부 측에 납치돼 고문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3년 11월 중국으로 팔려가던 중 경유지인 인천국제공항에서 탈출해 만삭의 몸으로 한국 정부에 난민보호를 요청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그러나 A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그를 난민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 판사는 “진술에 모순된 점은 있지만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며 “A씨가 케냐로 되돌아가면 생명까지 위험하기 때문에 그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정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