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가려고 아들 숨지게 한 아빠…"다시 재판하라"

【 앵커멘트 】
PC방을 가려고 아들을 숨지게 한 아빠가 2심에서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살인혐의에 대해 재판하라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20대 남성이 가방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태연히 거울을 보며 머리 손질에 여념이 없고, 아무 일 없다는 듯 가방을 들고 사라집니다.

가방 안에는 들어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생후 26개월 된 아들의 시신.

게임에 빠진 22살 정 모 씨는 아내와 별거한 뒤 PC방을 가려는데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아들의 배를 때리고, 손바닥으로 입과 코를 막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당시 피의자 (지난해 4월)
- "(한 말씀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자신이 게임중독이라고 생각하세요?) …."

1심 법원은 살인혐의를 인정해 징역 15년을 선고했지만 2심 법원은 "전기와 난방이 끊긴 상태에서 돌연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을 다시 재판하라고 대구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정 씨의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하면 정 씨가 손 날로 명치를 내리쳐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적어도 폭행치사나 상해치사의 죄책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