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각을 하고 있는 남자친구 집에 처음 초대를 받았지만 푸대접만 받고 돌아왔다는 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자친구집에 초대받았는데 푸대접 받고 왔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동갑내기 남자친구와 4개월째 연애 중인 29세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서로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라 자연히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글을 시작했다.
글쓴이는 “100일 정도 만났을때 남자친구가 먼저 저를 자기 부모님께 소개시켜드리고싶다고 몇번 말 했고 나는 때가 이르다며 미루고 미루다가 남자친구를 우리집에 우선 초대했다”며 “전날부터 장을 봐서 어머니와 둘이서 미리 해놓을 수 있는 요리를 해두고 초대한 당일에는 아침부터 집안 청소를 하고 화분도 사고, 저녁 준비도 5시간이나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준비를 했고 벌써부터 이렇게 해주면 만약 결혼하고 생일이며 시댁식구 초대 때는 어떡하나 싶을 정도였다”라며 “그런후 2주가 지나 남자친구도 본인집에 나를 초대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의 어머니를 데이트 중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느낌을 받았고 그때의 기억 때문에 부푼 마음으로 남자친구집을 찾았다.
그런데 남자친구집에 들어서면서부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글쓴이는 “집에 들어가니 집정리가 하나도 안돼있고 집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며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하고 음침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에게는 2살 많은 누나가 있었는데 그 누나는 날 굉장히 안 좋아하는 눈치였다”라며 “남자친구의 누나는 대화를 하면서 한번도 웃었던 적이 없다. 끊임 없는 질문 공세와 동생 자랑을 듣다가 어머니께서 저녁 준비가 됐다며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저녁상은 누군가를 초대한 자리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초라했다.
글쓴이는 “밥 4그릇과 유리 반찬통에 담긴 배추김치, 물김치, 마늘쫑장아찌, 김이 전부였다. 국이나 찌개도 없었다”라며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맛있겠다면서 식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의 누나는 반찬이 마음에 안 드냐며 계란후라이라도 해줄까 하면서 놀리는 듯한 말을 계속 내뱉었다.
글쓴이는 “남자친구 누나가 지난번에 동생을 엄청 잘 해먹여 보냈다던데 우리는 그렇게 못해줘서 어떻하냐고 하는데 괜찮다, 맛있다고 하고 말았다”라고 전했다.
밥을 먹고 나서 과일을 꺼내왔는데 남자친구 누나가 칼과 사과를 손님인 이 여성에게 내밀었다. 자연히 글쓴이가 과일을 깎고 다른 식구들이 깎아놓은 사과를 집어 먹게 됐다.
집에 갈 시간이 돼서 일어나려고 하는 그 남자친구 누나가 “설거지할 것이 진짜 많이 생겼다”라며 들으라는 듯 말했다. 이 여성이 고무장갑을 들었는데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설거지까지 하고 집을 나서야 했다.
글쓴이는 “집에 와서 엄마 얼굴을 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라며 “엄마가 맛있는 거 먹었냐고 물어보는데 그냥 잘해줬다고만 대답하고 방에 들어갔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네티즌들은 ‘현실적인 조언은 당장 헤어지라는 것’, ‘그냥 참고 계속 드나들면 파출부가 된다’, ‘기본이 안 돼있는 집안인데 그걸 감수할 자신이 있는지’ 등의 댓글을 남겼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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