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넘어오지마" 상인 갈취한 대형시장 경비원들

지킬 수 없는 규칙을 만들어 시장 상인들의 주머니를 털어온 경비원 일당이 덜미를 붙잡혔다.
혜화경찰서는 시장 경비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수년간 상인들에게 5500만원 상당을 갈취해온 종로구의 한 대형시장 경비대장 김모씨(63) 등 18명을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절대 넘어서면 안 되는 ‘노란 선’을 그어두고 상인들이 물건을 진열할 때 선을 두 번 이상 침범하면 3일간 영업정지를 시켰다. 상인들이 겨울철 몸을 녹이기 위해 쓰는 개인 난방기기의 사용 역시 금지하고, 이를 두 번 위반했을 시 마찬가지로 3일간 영업정지라는 벌칙을 줬다.
일당은 매일 저녁 7시 순찰을 돌며 위 규칙들의 위반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평일 3000원, 토요일 5000원의 보호관리비를 거뒀다. 또한 추석과 설 등 명절 때 1만원의 떡값을 받는 등 2013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300여 명에게 총 758회에 걸쳐 약 5500만원의 금품을 빼앗았다.

상인들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재계약에 실패할까 두려워 금품요구에 순순히 응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에도 경비원들이 혹시 알게 될까봐 진술을 한동안 거부했을 정도로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다.
경찰은 이와 같은 경비들의 횡포가 주변 시장에도 있는지 수사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