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형 로펌 경력법관 내정자, 재판 경험 고작 10여 건

【 앵커멘트 】
얼마 전 로스쿨 출신 경력법관 선발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보도하면서 '후관예우'라는 신조어까지 말씀드렸는데요.
MBN 법조팀이 경력법관들의 실제 재판에 참석한 판결문을 분석해보니 1년여 동안 처리한 재판 사건이 10여 건에 불과한 예비합격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서정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37명 합격자 가운데 법원에서 재판연구원을 하다 국내 10대 로펌에 들어간 변호사는 7명.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소위 재판에 참석하는 송무 사건을 대리한 건수가 10건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법무법인 광장의 모 변호사는 12건, 율촌의 한 변호사는 14건,

같은 로펌의 모 변호사는 단 3건에 그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로펌인 화우에 있다 경력법관에 합격한 한 변호사는 재판에 참석한 사건이 1년에 단 3건에 불과했습니다.

선고가 안 나 진행 중인 사건이 있을 수 있지만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같은 로펌의 다른 변호사들이 수십 건에서 많게는 백 건이 넘는 사건을 맡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 인터뷰 : 대형 로펌 관계자
- "1년 만에 법원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주요 사건이나 큰 사건을 맡기는 것을 꺼려하죠."

향후 판사가 될 수 있어 후관예우 차원에서 배려를 한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대형 로펌 관계자
- "조금 있다가 판사가 될 건데 그 판사에게 배당되는 사건이 생기게 될 경우에 로펌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감이 작용하게 돼 있잖습니까."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재판이 아닌 자문이나 상담을 하는 것도 변호사 업무 가운데 하나지만, 재판 경험을 살려 다양한 경력 법관을 뽑겠다는 원래 임용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비판입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