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작가가 표절 논란에 휘말린지 엿새만에 입을 열었다. “표절을 제기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실상 표절을 시인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소설가 신경숙은 지난 23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1996년작 ‘전설’의 표절 의혹에 대해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읽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쇠스랑이 있으면 내 발등을 찍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벼락 속에 서 있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섣부른 첫 대응이 부른 파장 때문에 쏟아져나온 다른 의혹까지 가라앉히기엔 작가의 해명 내용과 태도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게 문단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문학평론가인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23일 열린 한국작가회의-문화연대 주최 토론회에서 1999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실린 단편 ‘딸기밭’ 표절 논란 당시 작가의 태도에 대해 다시금 문제를 제기했다.
한겨레신문 문학전문기자인 최재봉씨는 당시 ‘딸기밭’이 1991년에 숨진 유학생 안승준씨의 유고집 ‘살아 있는 것이오’(삶과꿈, 1992)에 실린 여섯 문단을 그대로 옮겨놓았다는 점을 칼럼을 통해 공식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칼럼에 따르면 신 작가는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해 “유족에게서 책을 받아 읽고 너무도 슬프고 감동적이어서 언젠가 소설로 써보고 싶었다”며 “유족에게 누가 될까 봐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신 작가의 진술이 “(명백한 표절에 대해) 진정어린 사과를 담아낸 말인가”라고며 신 작가 진술은 표절에 대한 사과라기보다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망의 표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단 내에서의 문제 제기에 대해 신 씨는 아직까지 진정성 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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