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 농약 살해 여성 '무죄'…대법 "증거 부족"

【 앵커멘트 】
40대 여성이 헤어지자는 내연남에게 농약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18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사실상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증거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전정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3년 11월 내연녀 박 모 씨와 집에서 술을 마시다 갑자기 숨진 오 모 씨.

농약이 든 술을 마신 겁니다.

당시 두 사람은 오 씨 가족의 강한 반대로 오 씨가 이별을 통보해 갈등을 겪고 있었던 상황.

박 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술잔에 농약을 타 오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과 2심은 박 씨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8년을 선고했습니다.

오 씨가 재산 반환을 요구하던 상황이었고, 농약이 담겨 있던 병에서 박 씨의 지문이 발견된 점 등이 유죄의 근거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박 씨가 오 씨를 살해할 동기가 분명하지 않고, 유죄로 볼만한 증거도 부족하다고 본 겁니다.

특히, 오 씨가 숨지기 전 박 씨를 범인으로 지목하지 않은데다, 술에 취했어도 냄새가 심한 농약을 실수로 100cc나 마시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