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빼돌려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된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이 횡령한 돈을 추가로 갚았다.
장 회장은 지난달 27일 첫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 심문) 직전에도 횡령액 106억원을 갚아 구속을 피했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장 회장은 구속영장에 추가로 포함된 철강자재 부산물 무자료 거래 혐의와 관련해 12억원을 회사에 변제했다.
장 회장 측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추가 변제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회장이 갚은 금액은 2012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인천제강소에서 생산한 부산물 판매대금을 빼돌린 혐의 액수와 같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12억 횡령과 6억원대 배임수재 혐의를 추가해 이달 1일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수사 도중 인천제강소 전산관리 하청업체까지 동원해 문제의 거래 흔적을 없애려 한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이 회사에 갚은 돈은 전체 혐의 액수 210여억원 중 118억원으로 늘었다. 법원은 첫 영장심사에서 동국제강 미국법인(DKI)을 이용한 나머지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장 회장의 추가 혐의에 대한 단서를 잡고 그를 구속하는 대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장 회장의 잇따른 피해 변제에 대해 “소액주주나 채권자에게는 반가운 소식 아니겠느냐”면서도 “잘못을 뉘우친다면 재판부 제출용으로 피해를 변제할 게 아니고 수사를 더 하기 전이라도 실제 횡령한 돈을 갚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두 번째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여 동안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구속여부는 이날 밤 결정될 예정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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