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86세 김 모씨는 집으로 찾아온 판매원이 스마트폰을 공짜로 준다기에 신규로 휴대폰요금에 가입했다. 김씨의 자녀는 아버지가 스마트폰 사용법도 모를뿐더러 최근 치매판정을 받았다는 의료기록을 제시하겠다며 가입 해제를 요청했지만, 사업자는 위약금을 요구했다.
#70대 노 모씨는 최신형 휴대폰을 공짜로 주고 요금도 매월 2만7000원이 넘지 않는다는 A이동통신사의 전화권유를 받고 가입을 했다. 이후 청구서가 오지 않아 자녀가 확인해보니, A이동통신사가 아닌 다른 알뜰통신사로 가입된 상태였고, 휴대폰도 최신형이 아닌 구형이었다. 게다가 요금도 2만7000원이 넘게 청구됐다. 이에 자녀는 다른 사업자 명칭을 사용하고, 설명내용과 달리 이행된데 대해 항의하고 위약금 없는 계약 해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서울시와 한국소비자원(서울지원)은 오는 8일 어버이날을 맞이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알뜰폰 구매 관련 피해 주의경보’를 공동발령한다고 6일 밝혔다.
알뜰폰 피해는 전체 피해 시민의 약 60%가 60세 이상으로 다른 연령대(10대~50대)보다 높고, 전국 피해평균(52.4%)과 비교했을 때 서울(59.6%)지역의 피해가 많았다.
노인들의 피해가 많은 것은 하부판매점들이 전화권유판매 등 비대면 판매를 주로 하고 있어 쉽게 속거나 이용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해 알뜰폰 판매 형태를 살펴보면 전화권유판매가 46.1%로 절반 가까이 됐으며, 다음이 일반판매(35.9%), 기타 통신판매(5.1%), TV홈쇼핑(3.8%), 전자상거래(2.7%), 방문판매(1.3%)등의 순이었다.
또한 일부 알뜰폰 판매업자의 경우 기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임대 사용하는 관계를 부풀려, 의도적으로 이동통신 3사 중 하나로 오인 내지 착각하게 해 계약하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이외에도 전화권유판매 등 비대면 계약의 경우 판매자의 말 바꾸기 등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었다.
2015년 1분기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의 경우, 58.8%(40건)가 단말기 할부금·할부기간, 요금제, 가입기간, 위약금 대납 약정 등 계약과 관련된 사건이었다.
서울시는 “알뜰폰 구매시 전화권유·인터넷 등 판매자 신원확인이 곤란한 곳보다는 대리점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요금결제 내역이 계약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 주기적으로 요금 청구내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충동적으로 또는 진정한 의사와 관계없이 계약이 체결된 경우라면 단말기 등을 사용하지 말고 즉시 해당 대리점과 이동통신사에 내용증명우편으로 청약철회를 요구하라”며 “피해를 입었으나 사업자와 원만한 합의가 어려운 경우엔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로 전화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와 한국소비자원은 알뜰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소비자 피해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여러 단계의 위탁영업 판매방식 때문에 피해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관련 업계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광현 서울시 민생경제과장은 “전화권유 판매에 취약해 피해를 당하기 쉬운 노인들에 대한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며 “알뜰폰 사업자에 대해서도 대리점과 하부 판매점에서 판매한 건에 대해 해당 사업자가 책임지고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사업자측의 노력도 당부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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