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사고판 사람을 모두 처벌하는 '성매매특별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첫 공개변론이 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렸습니다.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 법률이라는 의견과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법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선글라스를 쓴 여성들이 첫 공개변론을 앞두고 성매매특별법 폐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성인 여성의 자발적인 선택까지도 형벌로 다스리는 건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법정에서는 성을 사고판 사람을 모두 처벌하도록 한 성매매특별법 21조 1항의 위헌 여부를 두고 찬반 공방이 뜨거웠습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강자 전 종암경찰서장은 특정 지역에 한해 성매매를 허용할 필요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강자는 "어쩔 수 없이 먹고살기 위해서 성매매를 하는 여성을 처벌해도 되는가 그 부분이 잘못이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이 성적 자기결정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런 폐지론과 사람의 성을 사고파는 건 적절하지 않고 성매매가 불법이란 인식이 있어야 폐해도 억제할 수 있다는 존치론이 팽팽히 맞섰습니다.
오경식 강릉원주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성매매가 아직은 사회적 유해성이 인정된다. 적어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범주에서는 벗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첫 공개변론을 시작으로 법리 검토를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성매매특별법의 위헌 여부를 가릴 방침입니다.
그렇다면, 성매매 방지 특별법이 시행된 지 11년이 지난 집창촌의 모습은 어떨까요.
발길이 뚝 끊기고 불야성을 이루던 집창촌의 밤은 옛말이 됐습니다.
울 하월곡동의 한 집창촌.
업소가 길게 늘어서 있지만, 거리는 한산하고, 텅 빈 점포도 눈에 띕니다.
성매수 남성으로 가장한 기자가 나타나자, 반가운 듯 호객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집니다.
단속을 의식한 듯 외부에 불빛이 새 나가지 않게 영업하지만, 내부엔 성매매 여성들이 고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호객꾼은 "옛날에는 문 다 열어놓고 했는데 지금은 시대가 그런 만큼 문 닫아놓고, 불빛 나가면 경찰차가 온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또 다른 집창촌이 있는 서울 전농동도 상황은 마찬가지.
투명한 유리창 너머에서 손님을 기다리지만, 어슬렁거리는 남성도 선뜻 들어가지 않습니다.
한 업소 여성은 "(예전보다 사람이 없어진 것 같은데?) 경기가 안 좋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성매매특별법이 만들어지면서 결국 범죄자로 전락한 밤거리의 여성들.
불야성을 이루던 집창촌의 밤이 사그라들면서, 생계 걱정에 이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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