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폭행피해 병사에 합의 강요 '의혹'

【 앵커멘트 】
공군의 전투비행단 병사가 동기들로부터 상습 폭행과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군 당국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공군의 한 전투비행단 소속 정 모 상병.

선임병들의 상습폭행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동기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폭행과 욕설은 물론, 성추행까지 일삼았고,

1.5리터짜리 콜라를 들이붓고, 가글액을 삼키게 하는 등 가혹행위도 이어졌습니다.

참다못한 정 상병은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건 '합의 강요'였습니다.

하루에 많게는 5차례나 정 상병을 불러 합의를 강요했고,

한 달 동안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가해자 두 명을 불러 합의하도록 시켰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해 상병
- "가해자도 자기 새끼인데…, 군대 와서 불쌍하지 않느냐고(그렇게 합의를 요구했어요). 처음에는 합의를 볼 마음이 없었어요."

결국 끝내 합의를 해준 정 상병.

정 상병의 부모는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해 상병 아버지
- "재판정에서 아들이 저한테 몰래 쪽지를 주면서…, 아버지 살려주세요…."

정 상병은 현재 격리보호병동에 입원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

윤 일병 사건 1년이 지났지만, 군대 폭력과 이를 처리하는 군 당국의 태도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 myhan@mbn.co.kr ]

영상취재: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