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강제로 묶었다 숨지게 한 국립병원 '배상 책임'

【 앵커멘트 】
한 국립 병원 의료진이 정신분열증을 앓던 환자를 강제로 묶었두는 치료를 하다 환자가 숨졌는데요.
의료진은 정당한 치료였다고 주장했고, 유족은 너무 장시간 불필요한 치료를 했다고 맞섰는데요.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요?
안진우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 국립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31살 이 모 씨.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이 씨가 자해 증상 등을 보이자의료진은 환자의 몸을 묶어두는 '강박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강박 치료는 11일 동안 무려 9차례에 걸쳐 실시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호흡 불안 등의 증상을 보이다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부검 결과, 이 씨의 사인은 폐동맥 혈전 색전증.

유족들은 의료진이 오랫동안 불필요하게 신체를 강박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숨진 것이라며, 병원 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신체를 강박해 이 씨가 숨졌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강박 조치를 하는 이유를 환자와 가족 등에게 설명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며 병원 측의 일부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병원이 유족에게 2천8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