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 집에 불 지른 30대…2심서도 '무기징역'

【 앵커멘트 】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에 불을 지른 30대 남성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여자친구의 언니가 숨지고 세 명이나 다쳐 가족의 고통이 컸을 것이라며 원심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박준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희뿌연 연기가 주택과 골목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지난해 7월, 서울 면목동의 한 주택가에 불이 났습니다.

불을 지른 건 다름 아닌 32살 정 모 씨.

전 여자친구인 27살 설 모 씨의 집에 찾아가 방 안쪽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열 달 동안 사귄 설 씨가 헤어진 뒤 다른 남성을 만나자 홧김에 범행을 계획한 겁니다.

이 불로 설 씨의 언니가 숨졌고, 설 씨 역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는 등 3명이 다쳤습니다.

범행 후 달아났다가 자수한 정 씨는 지난해 10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정 씨는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그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설 씨가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다친데다, 장녀를 잃은 부모의 고통을 고려할 때 원심 판결은 합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정 씨는 어긋나 애정이 부른 참극의 대가를 평생 교도소에서 치르게 됐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