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없는 지하철 엘리베이터…장애인 "개선해달라"

【 앵커멘트 】
내일(3일)은 UN이 마련한 세계 장애인의 날입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뒤를 볼 수 있도록 거울을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예외 규정 때문에 장애인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원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사고로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30살 최진우 씨.

휠체어가 크다 보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조심합니다.

특히 내릴 때가 문제.

후진으로 나와야 하기 때문에 출입문이나 사람과 부딪히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최진우 / 척수장애인
- "휠체어에 백미러를 달 데도 마땅치 않고, 아이 같은 경우에는 작아서 이렇게 한다고 해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가 있어서…."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이 때문에 지하철 엘리베이터 벽에는 이처럼 거울을 설치하게 되어 있습니다. 휠체어가 후진으로 나올 때 뒤를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문제는 예외 규정.

바닥 면적이 가로·세로 1.4m 이상이면 거울을 설치해야 하는 의무가 없습니다.

휠체어를 돌려서 앞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길이 1.5미터가 넘는 엘리베이터에서도 방향을 바꾸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전동 휠체어 보급 건수는 해마다 많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행 규정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수동휠체어를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은종군 /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국장
- "요즘 휠체어가 대형화 추세에 있기도 하고, 또 장애 특성상 양발을 앞으로 뻗어서 있는 일도 있기 때문에…."

장애인단체들은 예외 규정을 삭제하고 거울을 반드시 설치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june12@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