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가 교내 어린이집 건물 증축을 추진하면서 공사기간 동안 원생들의 대체공간을 마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전남대에 따르면 단층 규모인 교내 어린이집을 3층 건물로 증축하는 공사를 내년 3월부터 5개월동안 시행할 방침이다.
전남대는 현재 보육실 7개, 관찰실 2개, 학부모 대기실, 회의실 등이 있는 어린이집을 증축해 2층에 보육실과 양호실, 교우실 등 어린이집 시설을 마련하고 3층은 생활과학대 교수 연구실, 기기실, 상담실 등을 확충할 계획이다. 31억원이 투입된다.
문제는 공사기간동안 원생을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원생은 77명(정원 99명)이다.
전남대측은 애초 올해 3월 이같은 공사를 하려다 학부모들의 반발로 1년간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또 어린이집 시설은 일반건축물과는 달리 안전시설을 갖춰야 돼 새로 짓는 것 만큼 비용이 든다는 점을 들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근로자에게 보육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전남대 관계자는 "교수, 교직원 등이 2000명에 달하고 시간강사, 대학원생 자녀 등 수요에 대비해 어린이집 증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애초 올해 초 공사를 추진하려 했지만 공간 마련이 어려워 학부모에게 준비할 시간을 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는 "정작 99명인 현행 정원을 늘릴 계획은 세우지 않은 상태”라면서 결국 어린이집 증축을 핑계로 추후 용도 변경 등을 통해 대학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늘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면서 의구심을 제기했다. 학부모들은 이어 "전남대 어린이집은 영유아보육법 규정에 따라 학교측이 교직원들을 위해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보육시설”이라면서 "증축 공사를 이유로 이러한 의무를 내팽개 치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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