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변호산데" 여성들 상대 수억원 사기 30대 중형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성지호 부장판사)는 11일 명문가 아들 행세를 하며 여성에게서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30대 박모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판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09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A씨 등 여성 6명을 상대로 치밀한 사기 행각을 벌여 총 3억4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씨는 지난 2011년 이혼을 한 뒤 특별한 직업이 없이 지냈지만 피해 여성들에게는 자신을 국제변호사, 독일의 한 대학 법학박사, 항공사 고위직 임원의 아들 등으로 소개했다.
그는 가족관계증명서에 항공사 고위 임원의 인적사항을 붙여 넣고 컬러 복사하거나 서울의 고가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넣고 복사하는 수법 등으로 만든 허위 문서를 보여주며 여성을 꾀었다.

이 때문에 A씨는 그를 국제변호사로 믿고 5년 동안 동거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돈이 급하게 필요하다"거나 "주식투자를 하려 한다"며 손을 내미는 박씨에게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전세금을 담보로 대출받은 7600만원까지 내줬다.
박씨는 B씨에게는 "결혼 후 살 집의 인테리어 공사 계약금이 필요하다"며 2200만원을 받아 챙겼으며 C씨에게는 변호사 비용 등의 이유로 7900여만원을 받아냈다.
D씨에게는 '다른 남자를 만나지 말고 다른 곳에 갈 때는 보고를 할 것'을 골자로 하는 각서에 서명까지 받는가 하면 강제로 성관계 동영상까지 찍었다. D씨가 결국 경찰에 신고하자 박씨는 D씨의 가족에게 성관계 영상을 보여주는 한편 그에게는 전치 2주의 보복 폭행을 가했다.
이 때문에 박씨는 사기 외에도 공문서위조, 컴퓨터등사용사기, 공갈미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강요죄 등의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재판부는 "나열된 범죄의 죄명만 보더라도 박씨의 책임이 대단히 무겁다"며 "교묘한 화술과 치밀한 준비에 속아 평생의 반려자를 찾던 피해 여성들은 속수무책으로범행에 희생됐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가장 아름답게 꽃피었어야 할 시기에 거짓으로 점철된 박씨의 마수에 걸려든 피해 여성들은 한목소리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