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 차량만 노려 고의 교통사고…'3억 원 가로채'

【 앵커멘트 】
음주 운전자만 골라 일부러 접촉사고를 내고, 합의금과 보험금 등을 가로챈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범행 대상은 신고를 못할꺼 같은 대기업 직원들.
4년간 무려 3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심우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경북 구미의 한 도로.

2차선을 달리던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자, 뒤따르던 흰색 승용차가 비틀거리더니 앞선 차량의 측면을 들이받습니다.

이번에는 차선을 변경하는 SUV 차량과 벤츠 승용차가 부딪힙니다.

멈춰 선 승용차에서 건장 한 남성 3명이 내리더니 다짜고차 운전자를 끌어내립니다.

음주 사실을 빌미로 돈을 뜯기 위해섭니다.

▶ 인터뷰 : 음주 운전자
- "술 먹지 않았느냐? 문신을 보여주면서 합의를 보자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다짜고짜 돈도 요구했고요. 좋게 합의를 보자…."

31살 김 모 씨 등 34명은 이런 식으로 음주운전자만 골라 일부러 접촉 사고를 수법으로 4년간 70여 차례에 걸쳐 3억 원을 뜯어냈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김 씨 등은 이처럼 고급 외제 승용차를 구입해 범행에 이용했습니다. 외제차의 경우 보험금과 합의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 인터뷰 : 이승목 /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음주운전자들은 처벌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부당한 갈취 피해를 보고도 경찰에 피해신고를 못 한 것으로…."

이들은 2~3명씩 짝을 이룬 뒤 경북 구미의 유흥가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주로 신고를 하지 못할 거 같은 대기업 직원이 범행 대상이었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23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여죄를 추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