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는 나무?'…땅 부자 '석송령'

【 앵커멘트 】
나무가 땅을 소유하고 재산세까지 낸다, 이런 얘기 들어보셨습니까?
재산을 상속받아 땅을 가지면서 세금을 내는 부자나무가 경북 예천에 있습니다.
세금 내는 소나무를 심우영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 기자 】
높이 10m, 둘레 4.2m의 아름드리 소나무, 석송령.

수령 600년의 웅장한 자태도 범상치 않지만, 이 석송령이 유명세를 타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바로 세금을 낸다는 겁니다. 실제로 석송령이 지난해에 낸 재산세는 모두 9만 1천200원이 넘습니다."

토지대장과등기부에도 석송령이 땅 주인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석송령이 땅을 가지게 된 건 지난 192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식이 없던 한마을 주민이 고민 끝에 석송령에 5천87제곱미터의 땅을 물려 준겁니다.

▶ 인터뷰 : 김성호 / 석송령보존회 전 회장
- "1927년에 이전을 해주고 이 동네를 떠났어요. 그 뒤로 그것에 대한 세금이 나와요."

요즘은 사물 명의의 토지 등기가 불가능하지만 일제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세금은 석송령 보존회에서 내고 있습니다.

반송인 석송령은 남근 가지와 여자가슴 등의 형상을 가진 것도 특이합니다.

▶ 인터뷰 : 김홍렬 / 경북 의성군 안계면
- "역사가 깊은 나무 같고 처음 봤는데 참 좋아요. 들어와 보니까 더 신기하고 참 보니까 좋고요. 처음 봤거든요."

한그루의 나무가 마치 송림에 들어온 것 같이 크고 아늑함을 주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simwy2@mbn.co.kr]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