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사망이나 영아사망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 35세 이상 임신(고령임신)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고령임신 현황과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생애주기별로 고령임신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고령임신자의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만혼(늦은 결혼)과 만산(늦은 출산)이 일반화 된 상황에서 출산 시기를 앞당기도록 유도하는 정책보다는 증가 추세인 고령임신을 지원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효과적인 저출산 극복 대책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2년 27세였던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은 2012년 29.4세까지 높아졌으며 초산연령도 28.3세에서 30.5세로 늦어졌다. 이때문에 동기간 전체 산모 중 35세 이상 산모 비중도 8%에서 18.7%로 껑충 뛰었다. 이소영 보사연 연구위원은 "증가하는 35세 이상 가임여성이 고령 임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초저출산문제에 대응하는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보사연에 따르면 고령 임신자는 모성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임신 중 고혈압, 당뇨, 태반조기박리, 전치태반 등 임신합병증과 조산 사산 영아 사망 등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초혼과 초산 연령을 낮출 수 없는 현실이라면 고령임신자의 출산을 지원하는 대책이 절실한 까닭이다. 보사연은 고령임신자가 임신 전 난소노화검사 등을 미리 받고 자신의 고위험 임신 가능성을 진단하고, 임신을 계획한 35세 이상 여성은 임신을 위해 필요한 엽산 성분 영양제를 우선 섭취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사연은 또 고령임신자에게 적절한 산전 진찰을 제공하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독일과 영국 등에서 시행 중인 도우미제도를 도입해 보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고 덧붙였다.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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