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들여온 싸구려 수의를 국산 최고급 상품으로 속여 수 백억원을 챙긴 악덕 상조회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노인들을 사은품 등으로 유인해 원가보다 최대 16배 비싼 가격에 수의를 판매하는 수법으로 245억원 상당을 챙긴 D상조 대표 신 모씨(60)와 홍보관 점장 박모 씨(39) 등 7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신씨는 지난 2007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강동구 길동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 있는 홍보관 64곳에 수의 판촉 행사를 의뢰했다. 신씨와 계약한 홍보관 점장들은 전국 곳곳을 떠돌며 3개월씩만 영업을 하는 일명 '떴다방' 형태로 홍보관을 운영했으며 사은품이나 노래교실 등을 미끼로 노인들을 유인했다.
홍보관을 찾은 노인들은 14만원에 불과한 저가 제품인 줄도 모르고 한 벌당 적게는 178만원에서 최대 228만원을 주고 수의를 구매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만3000여 명에 이르고, 이들 대부분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에 고가임에도 구매를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수의를 구매한 노인들에게 '집에다 수의를 보관하면 곰팡이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사후 필요할 때까지 보관해주겠다'며 영수증 형태의 가짜 상품보관증을 준 뒤 돈만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뒤늦게 바가지를 쓴 사실을 알고 피해자들이 반품 처리 등을 요청하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겁을 주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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