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전 발견된 변사체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뒤늦게 확인했다는 검·경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초기 반응이 만만치 않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명쾌하고 과학적인 설명이 이런 불신과 의혹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4일 국회 긴급현안보고에 이어 25일 언론 브리핑에 나선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전문적인 설명과 함께 차분하고 확신에 가득 찬 태도로 순천에서 발견된 시신이 왜 유병언인지를 명쾌하게 설명해 세간의 의혹을 대체로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원장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동네 주민의 증언을 바탕으로 시신이 유병언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하자 "저의 25년 법의학 경험상 틀릴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복형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모계로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일치했으니 (어머니가 같다는 뜻이므로) 이복형제일 수가 없다"며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반박했다.
기세등등하게 유병언 시신의 진위를 따지려던 야당 의원들도 서 원장의 확신에 찬 설명에 별다른 반격을 하지 못했다.
한 의원이 현안질의에서 "내일(25일) 발표를 해도 만약 국민이 믿지 않으면 제3국에 검사를 의뢰할 것이냐"고 따지듯이 추궁하자, 서 원장은 "그런 가정은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제가 국과수 원장으로 있는 한 (해외에 유병언 시신 감정을 의뢰하는) 그런 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공언했다.
서 원장은 또 "국과수의 감정 능력이 전세계 톱(top, 최고)이라고 확신한다"고도 했다.
25일 감정 결과 발표 후 서 원장은 "이런 감정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지만, 결과 발표가 국민의 불신을 불식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법의학자는 개업의보다 현저히 적은 급여와 과중한 업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계에서 대표적인 비인기 직종으로 꼽힌다.
서 원장은 지난 1983년 중앙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1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전문성과 경험을 축적했고, 지난 2012년 원장에 임명됐다.
지난 2009년 제61회 과학수사대상을 받았고, 2012년부터 대한법과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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