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운데 생일을 앞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단원고 2학년 5반 A군은 23일 바다 속에서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아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A군의 어머니는 "엄마가 차려준 생일상이 최고라고 했는데…"라며 힘겹게 입을 뗐습니다.
그는 "수학여행 가기 전 20만원 어치 옷을 사줬는데 애가 엄마가 힘들게 번 돈을 너무 많이 썼다며 이번에는 집에서 생일상 차리지 말고 고기뷔페 가서 간단히 먹자고 한 속 깊은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A군은 매일 학교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10시 학교 근처 대형 유통매장에서 일을 끝내는 엄마와 중간에서 만나 함께 집으로 걸어가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얘기해주던 딸 같은 아들이었습니다.
딸보다 더 애교가 많고 정(情)도 많은 장남이었고, 두살 아래 여동생과 우애도 깊은 자상한 오빠였다고 A군 어머니는 전했습니다.
A군의 여동생은 오빠 생일인데 가족이 다 함께 있어야 한다며 안산 집에 있다가 전날 진도로 내려갔습니다.
A군 어머니는 "살갑게 구는 딸 같은 아들이라 엄마를 많이 챙겼어요, 잠도 엄마랑 자고 애교도 많아 우리 네 식구를 '텔레토비(유아교육 프로그램 캐릭터) 1호, 2호, 3호'라고 불렀다"며 애통해했습니다.
그는 "친구들하고 생일잔치 하라고 용돈을 주면 다 쓰지 않고 남겨 '낳아주셔서 고맙다'며 아빠,엄마 선물을 사 들고 오곤 했다"며 "무사히 돌아온다면 뭐든지 다 해줄 텐데…"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