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40여분 전 제주해경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한 것을 놓고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단원고 A교사는 사고당일인 16일 오전 8시 10분 교무실로 걸려온 전화를 자기 자리에서 당겨 받았더니 '제주해경'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발신자는 "제주해경이다. 세월호와 연락이 안되는데 교사 한 분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번호를 알려주자 "그 번호는 이미 해봤는데 통화가 안되니 다른 번호를 알려달라"고 다시 요구, 다른 교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다는 게 A교사의 말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후 A교사가 나름대로 배에 타고 있는 교사들에게 연락을 취해 '이상유무'를 확인했지만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단원고는 40분 뒤 강모(52·사망) 교감으로부터 '배에 문제가 있다'는 전화를 받은데 이어 5분 뒤 '침수가 시작됐다. 배가 좌측으로 기울고 있다'는 사고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 같은 내용은 단원고가 16일 오전부터 사고상황판에 모두 기록해놨으며, 오전10시 8분 상황판을 사진으로 찍어 그대로 경기도교육청에 보고했다.
하지만 A교사가 전화를 당겨받은 탓에 발신자의 전화번호는 기록돼 있지 않았다.
'8시 10분 미스터리'를 놓고 '제주해경이 40분 전 이상징후를 포착하고도 늑장 대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제주해경은 '전화를 건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16일부터 어제(20일) 저녁까지 모두 4차례나 경찰서, 파출소, 관제센터 등 해경이 있는 모든 곳을 조사했지만 단원고와 전화통화를 한 직원은없었다"며 "단원고의 전화통화 내역을 전달받아 의혹을 풀겠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운항 중인 여객선의 진로나 속도가 갑자기 변경되는 등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해경 관제센터에서 확인 무전을 하는 경우는 있다"며 "하지만 사고 해역은 진도해경 관할이어서 제주해경이 전화를 걸어 확인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제주해경은 합동수사본부에 해경측 입장을 전달하고 통신내역 제출을 요구하거나 정식으로 통신사실확인원을 요청해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혹은 여전히 존재한다. 만일 이같은 일이 사실이라면 왜 진도해경 관할 구역에서 제주해경이 전화를 걸었는지, 제주해경은 이상징후를 포착하고도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등이 해소돼야 할 의문점이다.
또 제주해경이 전화를 걸지 않았다면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왜 제주해경을 사칭했는지 등도 밝혀야 할 대목이다.
또 강 교감의 사고통보 때까지 40분간 승선한 다른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어떤 대화를 했는지 등도 풀어야 할 의문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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