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는 16일 아침부터 자녀들이 탄 여객선이 침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학부모 수백명이 몰려와 울음바다로 변했다.
4층 강당에 모여 있던 학부모들은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학생들이 100% 구조됐다"는 학교측 발표에 박수를 치며 환호하다, 오전 11시 기준 160여명이 구조됐다는 정부 당국 발표에 또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학부모들은 "어떤 근거로 100% 구조라고 발표했느냐"며 학교측을 맹비난했다.
시시각각 구조 승객이 늘어나는 상황이었지만 자녀들과 전화 연결이 안된 학부모들은 생사가 확인 될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일부 학부모가 자녀와 연결됐을 땐 함께 몰려가 "같이 있는 학생들 이름을 불러달라"해 안전을 확인하곤 했다.
오후 들어서는 학교에 있던 학부모 200여명이 안산시에서 제공한 45인승 버스를 타고 진도체육관으로 향했다.
남아있는 학생들도 충격에 휩싸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조기 귀가 조치에 학생들은 서로를 부등켜 안고 울음을 터트리는가 하면 사진을 찍는 기자를 둘러싸고 보는 앞에서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예민한 모습이었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선사측이 안개가 짙은 상황에서 출항을 강행했다"며 인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강모군(18) 아버지는 "어제(15일) 저녁 8시쯤 아들이 전화를 해 안개가 짙어 못갈수도 있으니 집을 잠그지 말라고 했는데 그냥 출발해 버렸다"면서 학교와 선사측의 안일한 대응을 비난했다.
다른 학부모는 "안개가 짙으면 출항을 결정할 때 학부모들에게 연락했어야 하는것 아니냐"면서 "안개낀 상태에서 출항한 선사와 학교측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안산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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