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시 2곳 '동해 명기' 3·1운동 기념결의안 채택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소도시 다이뉴바(Dinuba)와 리들리(Reedley)는 '동해'(East Sea)라는 용어를 단독으로 명기한 3·1절 기념 결의안을 채택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다이뉴바 시정부는 전쟁 중 종군위안부와 중국 내 탈북 여성 인신매매 등 여성 착취를 규탄하는 내용도 결의안에 포함했습니다. 이웃한 이 두 도시는 100여년 전 미국 본토에서 최초로 한인들이 집단 정착했던지역이며 일본 강점기 해외 항일운동의 거점이었습니다.
로버트 벡 리들리 시장과 에밀리오 모랄레스 다이뉴바 부시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리들리에서 열린 3·1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결의문을 낭독했습니다. 이 두 도시의 시의회는 각각 채택한 결의문에서 이 지역에 100여년 전 정착했던 한인들의 노고와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 "유구한 역사를 지닌 동해(East Sea)와 서해(West Sea)로 둘러싸인 한반도의 성장과 번영을 지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3·1운동 이듬해인 1920년 3월 1일 이 지역에 살던 한인 300여명이 독립만세 운동 1주년 기념 시가행진을 벌였으며, 이는 한국 역사상 기록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3·1운동 1주년 기념행사였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이뉴바 시의회는 결의문에서 "우리는 인신매매와 일체의 여성 착취를 비난한다"며 "여기에는 중국에 있는 북한 여성 난민들과, 전쟁 기간에 성적 착취를 당했던 한국과 다른 아시아 여성이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즉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종군위안부 착취 등 여성 성노예화를 비난하면서 중국 내 탈북 여성 인신매매 실태를 함께 지적한 것입니다.
한동만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는 "'동해' 명칭을 단독 명기한 결의안을 미국 지방 정부가 채택한 것은 조지아주에 이어 리들리와 다이뉴바가 두번째"라며 "미국 본토에서 한인 공동체가 처음으로 형성된 곳에서 이런 결의안이 채택돼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한 총영사는 또 "다이뉴바·리들리 시 당국과 함께 결의안 채택과 행사 준비에 전력을 다한 차만재 중가주 한인역사회장께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립대(CSU) 프리즈노 정치학과 교수인 차만재 회장은 미국 내 한인 역사 유적 보존 운동에 힘써 왔습니다. 이날 기념식은 리들리와 다이뉴바 시정부, 중가주 한인역사연구회, 대한민국 국가보훈처,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흥사단 로스앤젤레스지부·실리콘밸리분회 등이 공동 주최했으며 미국에 사는 독립운동가 후손 등 약 300명이 참석했습니다.
기념식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다이뉴바 중심가에서 시가행진을 벌였고, 이어 도시 중심가에 있는 1920년 만세 운동 기념비 앞에서 만세 행사를 열었습니다.
또한 이날 행사에서는 고교 역사 교사 출신인 낸시 호이트 다이뉴바 역사보존위원장이 3·1 독립선언서 전문을 영어로 낭독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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