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금 밀려 죄송'
생활고를 비관한 모녀가 방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동반자살했습니다.
27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6일 오후 9시 20분께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에서 박모씨와 그의 두 딸 A씨, B씨가 숨진 채 발견돼 집주인 임모씨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모녀의 지하 1층 방 창문은 청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바닥에 놓인 그릇에는 번개탄을 피운 재가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모녀는 방문을 침대로 막아 놓아 외부인의 출입도 차단했으며 침대에 누운 상태로 숨졌습니다.
현장에서는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가 발견됐으며 겉면에는 `주인님 밀린 공과금입니다. 그동안 고맙고 죄송했습니다`라는 메모도 함께있었습니다.
모녀가 살았던 곳은 지하 1층에 방 두 칸, 화장실 하나가 딸린 작은 집이었습니다.
박씨의 두 딸은 고혈압·당뇨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으며 주변 이웃들은 박씨의 두 딸이 거의 외출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특히 몇년 전 아버지 김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모녀의 생계는 아픈 딸들 대신 어머니 박씨가 식당일을 하며 책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씨는 롯데월드 인근 식당에서 일하며 보증금 500만원에 월 38만원인 집세를 꼬박꼬박 낼 정도로 성실했지만 한 달 전께 넘어지면서 몸을 다치는 바람에 식당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집주인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주일 전부터 방 안에서 텔레비전 소리는 나지만 인기척이 없어 의심스러운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외부인 출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는 점을 미루어 모녀가 동반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공과금 밀려 죄송, 이럴수가" "공과금 밀려 죄송, 안타깝다" "공과금 밀려 죄송, 동반자살이라니 가슴이 아프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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