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는 러시아에 귀화한 안현수(빅토르 안) 선수가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면서도 이 영광은 러시아인의 것이며 이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갤럽은 "전국 19세 이상 남녀 6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러시아로 귀화한 안 선수의 금메달 획득이 '기쁜 일'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22%는 '기쁘지 않다'고 답했고 8%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안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 소식에 대해 '한국인의 영예'라고 밝힌 응답자는 39%로 '러시아인의 영광'이라는 대답(42%)보다 적었다.
안 선수의 금메달 획득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대답은 57%로 '좋아졌다'는 반응(26%)보다 많았다.
특히 응답자의 연령대별로 봤을 때 20대와 30세대에선 한국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70%를 넘겼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은 "귀화 선수의 메달 획득에 대한 아쉬움만이 아니라 잘못된 제도나 관행 때문에 젊은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풍토에 대한 우려와 개선 필요성을 시사하는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선수의 러시아 귀화에 대해서는 69%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했다. 26%는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고 4%는 의견을 유보했다.
앞서 안 선수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2차 대회에서도 러시아 대표로 출전해 세 종목에서 각각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때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215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안 선수의 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61%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안 선수의 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자 비율이 다소 증가했다.
올림픽 이후 안 선수가 러시아에 계속 남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49%가 '계속 러시아에 있어야 한다'고 답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답(31%)보다 많았다.
한국갤럽은 세대별 응답 추이를 보면 2030세대는 50대 이상 연령층보다 안 선수의 귀화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고 안 선수의 귀화와 금메달 획득으로 국가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 사진 :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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