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설범식 부장판사)는 28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횡령 사건에 공범으로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원홍(52)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령 범행의 시작과 진행에 깊숙이 관여하며 주도적 지위를 담당했다"며 "주식회사 자금을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위해 유출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최태원, 최재원, 김준홍 등 4명은 SK 계열사의 펀드 출자 선지급금이 피고인에게 보내질 옵션 투자금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 과정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점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이번 판결은 앞서 최 회장 형제에 대한 항소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공소사실과 일맥상통한다. 이로써 SK 횡령 사건에 연루된 피고인 전원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씨는 최 회장 형제가 2008년 10~11월 SK그룹 주요 계열사로 하여금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1000억원대 펀드를 출자하게 한 뒤 옵션 투자금 명목으로 465억원을 횡령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작년 10월 기소됐다.
최 회장은 횡령을 승인·지시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최 부회장도 2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들에 대한 상고심은 내달 하순께 선고된다.
김씨는 이 사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1년 초 중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됐다가 뒤늦게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작년 7월 말 대만에서 체포된 김씨를 국내로 전격 송환해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재판에서 자신과 개인적 금전거래를 하던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가 혼자 범행한 것이라 주장하며 본인뿐 아니라 최 회장 형제의 결백을 호소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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