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민들을 등치는 사기 등 지능범죄와 불법사금융 등 특별경제범죄, 스미싱.파밍.메모리해킹 등 전자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악성앱(응용프로그램)과 구글 글라스 등을 통한 사생활침해형 범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신종 경제범죄'에 대한 경각심과 이를 잡아낼 경찰력이 요구된다는 평가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27일 발간한 '치안전망 2014'에 따르면, 국내외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사기.횡령이나 대부업법.전자금융법.조세처벌법 위반 등 '경제범죄'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능범죄 발생 건수는 2007년 23만3195건에서 2012년 29만5101건으로 26.5% 증가했다. 특별경제범죄 발생건수는 2007년 6만3984건에서 2012년 7만8155건으로 22.1% 늘었다. 다만 이들 범죄의 지난해 검거율은 각각 62.9%와 74.8%에 그쳐 최근 7년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적으로 80% 이상 검거하는 다른 범죄에 비해 저조한 것이다. 경찰은 "피해 인지가 즉시 이뤄지지 않고 범행 수법이 고도화됨에 따라 검거율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미싱.파밍.메모리해킹 등 '신종 사이버 경제범죄'는 올해도 서민들에게 꾸준히 피해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스미싱은 2만8469건이 발생해 피해금액은 54억5000만원에 이르렀다. 파밍은 2883건으로 148억4000만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부터 보고된 메모리해킹은 426건 정도였지만 피해액은 25억7000만원으로 건당 평균 피해금액(603만원)이 가장 많았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대중화, 구글 글라스 등 최신 IT기기의 등장으로 도청이나 도촬 등 사생활침해형 범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치안정책연구소는 "스마트폰 해킹 등에 이용될 수 있는 '출처 모르는 앱'의 설치 가능 안드로이드 기기가 국내 스마트폰의 92%에 달한다"며 "악성앱 등에 대한 보안이 특히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가적으로는 스피어피싱(표적형 악성메일) 등 APT(지능형 지속위협)공격이나 대규모 사이버 테러의 발생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폭력과 절도, 강간, 살인 등 '5대 범죄'는 지난해 11월가지 56만7536건이 발생해 전년(62만2502건)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대 범죄는 전체적으로 2004년 이후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살인과 강도는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치안정책연구소는 "다만 사회 전반의 스트레스 상승으로 분노표출형 살인이나 폭력범죄의 발생이 예상된다"며 "훔치기 쉽고 바로 금전화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절도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아동과 장애인 대상 성폭력 범죄는 2008년 228건에서 지난해 793건으로 약 3.5배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2011년 영화 도가니의 영향으로 장애인 대상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관련 범죄 신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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