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끊으면 바보? 무임승차 '기승'

【 앵커멘트 】
요새 무궁화호나 KTX 등 열차표를 미리 끊지 않고 타는 무임승차객이 늘고 있습니다.
적발되면 최고 열배까지 추가 운임을 매기도록 돼 있지만 실제론 어떨까요.
박광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 자 】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 안입니다.

승무원이 승차권 확인을 시작하자 마지못해 지갑을 꺼내는 승객들.

미리 표를 끊지 않고 열차를 탄 겁니다.

대부분 시간이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제가 너무 급해서 표를 못 끊었거든요. 지금 여기서 끊을수 있을까요?"

입석표까지 이미 매진된 상태지만, 무임승차로 쉽게 표를 구하게 된 셈입니다.

말만 잘하면 추가 요금도 받지 않습니다.

(제가 너무 급해서….)
마음이 약해지네요. 한 배[원래 가격]에 끊어드릴께요."

현행 여객운송약관에는 승차권 없이 열차에 탄 경우 최대 열 배의 부가운임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50만 원이 넘는 부가운임이 승무원 재량에 맡겨지는 겁니다.

코레일 측은 객실에서라도 신고를 하면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코레일 관계자
- "부정승차라는 것이 반드시 고객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을 해야 하느냐, 사례가 다양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허술한 규정을 악용해 표 검사를 할 때만 무임승차를 털어놓는 얌체족도 생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탑승역을 확인할 수 없으면 규정상 가장 먼 구간을 기준으로 운임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적발 장소가 곧 탑승역이 됩니다.

"(어디까지 가시는데요?)
여기(천안)에서 서울역까지요."

늦게 적발될 경우, 벌금을 물어도 오히려 정식 승차권을 끊는 것보다 이익이 되기도 하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게시판에선 '무임승차 노하우'가 공유되고, 심지어 무임승차에 성공했다는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습니다.

제값 내고 기차를 타는 승객들만 손해를 보는 셈입니다.

▶ 인터뷰 : 조정환 / 서울 효자동
- "돈을 내고 표를 사는 사람 입장에서 다른 분들이 좌석에 앉아 있거나 화장실에 숨어 있거나 하면 이용하는 데 많이 불편합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갈수록 교묘해지는 무임승차객을 막기위한 현실적인 제재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