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이 없는 교통카드(티머니카드)로 택시요금을 결제할 때도 정상결제된 것처럼 영수증이 출력된다는 점을 악용해 사기를 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도봉경찰서는 택시기사들에게 먼거리에 있는 도시로 가자고 한 후 카드선결재를 통해 돈을 낸 것처럼 속이고 중간에 약속이 취소됐다면서 현금을 받아 가로챈 사기 피의자 박모씨(22)를 붙잡았다고 23일 밝혔다.
범행은 의외로 쉽게 이뤄졌다. 서울 지역에서 택시에 승차해 시흥, 연천, 대전 등 시외 장거리를 가자고 한 뒤, 잔고가 거의 없는 선불교통카드(티머니카드)로 선결재를 했다. 잔액이 부족한 티머니카드로 택시비 선결재를 하면 결재된 금액과 결재되지 않은 금액이 모두 영수증에 적시된다. 박씨가 어두운 밤에만 범행을 하다보니 택시기사들은 이를 잘 모르고 정상결재가 된 줄 알고 속은 것.
박씨는 이후 약속이 취소됐다면서 중간에 내릴 때 선결재 금액과 미터기 상 요금과의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택시기사들로부터 현금을 가로챘다. 범인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이같은 수법으로 모두 29명의 피해자들로부터 184만원을 가로채 유흥비와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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