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못 건드리고 그 다음 대통령 끌어내려"
'세일즈 외교' 사례도 언급…"혼밥할 기회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일어났던 광우병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습니다.'세일즈 외교' 사례도 언급…"혼밥할 기회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늘(12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건설경영 최고 경영자(CEO) 과정' 강연에서 "사실 그때 광우병이 문제가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소고기 광우병 (시위)할 때 위원장을 하던 운동권자가 전향했다면서 어디 강연에 가서 그렇게 이야기하더라"라면서 "내가 원체 압도적으로 (대선에서) 당선돼 큰 흔들림은 없었는데, 결국 목적은 나를 흔들려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광우병 관련 대규모 시위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나 나는 못 건드리고 그 다음 대통령을 끌어내렸다"면서 "그러나 (나도)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또 여러가지로 고통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광우병 사태 당시 진행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SMA)과 관련한 일화도 소개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때 광우병 사태가 터져서 '미국 소고기를 수입하면 다 죽는다'고 난리 칠 때였는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임기가 다 됐는데 한가지 선물을 줄 수 있다'고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매년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을 해 왔는데, 당시 부시 대통령이 '향후 5년간 협상 없이 현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사인을 하고 떠나겠다'고 밝혔다는 겁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부시 대통령에게) '당신이 떠나면 다음 대통령 때 유지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하니까, '미국은 한국하고 달라서 전임이 그렇게 하면 그대로 지킨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2일 오전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기 건설경영 CEO과정 행사에 참석해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주력한 '세일즈 외교'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만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자 정상외교 무대에서 각국 정상들이 서로 자신의 옆에 다가오려 했다"며 "혼밥·혼식할 기회가 없었다"고 떠올렸습니다.
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이미 프랑스의 수주가 내정돼 있었으나, UAE 국왕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고 팀을 꾸려 방문하는 등 공을 들인 끝에 ‘첫 원전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요즘 같은 국빈 초대 이런 게 아니고, 세일즈맨이 가듯이 굴욕적으로 갔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강연은 전문건설공제조합과 동국대가 공동 개설한 ‘건설경영 CEO 과정’ 2기 입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강연에는 이은재 조합 이사장과 전문건설업체 CEO, 종합건설사 임원, 건설유관기관 금융기관 임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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