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선거 지원 당시 욕설 논란 이후 갈등 격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았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본인에 대한 '욕설 논란' 가짜뉴스를 생산한 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라며 제명을 주장하자 이 전 대표는 "말도 안 되는 내용", "지성의 문제"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면서 두 사람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둘러싼 욕설 논란은 지난 9일 안 의원이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오른 유세차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안 의원은 "민생 치안이 그 사람에게 주어진 유일한 일인데 그 사람 실적을 아십니까. 경찰청 차장 시절 2022년 1분기 강력 범죄는 1년 전보다 70% 정도 늘었다"고 경찰청 차장 출신인 진교훈 민주당 후보를 겨냥했습니다.
이에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이 "XX하고 자빠졌네. 개XX"라고 욕설을 했는데, 안 의원은 "정말로 XX하고 자빠졌죠"라고 웃으며 받아쳤습니다.
김태우 후보 지원하는 안철수 의원(왼쪽) / 사진 = 연합뉴스
다음 날인 10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CBS 라디오를 통해 "유세차에 올라가서 막말한 안철수 대표"라며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진다고 했을 때 안 의원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다고 했을 때 누구에게 책임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1번 윤석열 대통령, 2번 김기현 대표, 3번 어제 유세차 올라가서 막말한 안철수 대표"라고 말한 겁니다.
이에 안 의원 측은 "우리 당에 비판적인 시민이 던진 욕설을 유머로 승화시킨 안 의원의 발언에 대해 앞뒤 문맥 없이 오직 비방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민주당 진교훈 후보의 당선이었습니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와의 격차는 17.15%p(포인트)로 진 후보의 압승이었습니다.
안 의원은 어제(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총질 이준석을 제명하고 합리적인 세력과의 확장 정치를 해야 한다"는 글을 올립니다.
안 의원은 "당이 옳은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 쓴소리를 하는 정치인과 본인의 정치적 입지 만을 위해 당을 비판하는 정치인은 구분해야 한다"며 "당 윤리위에 강서구 선거에서 이준석이 저지른 해당 행위를 고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준석에 대해 언급한 이유는, 강서구청장 선거가 어렵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하는 와중에, 조금이라도 당을 도와주기는커녕 비판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10월 10일 이른 아침 모 라디오방송에 출현해서, 10월 9일 저녁 강서구 지원 유세에서 안철수 의원이 ‘XX하고 자빠졌죠’라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막말로 비판해 선거를 망쳤다며, 선거 패배의 책임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다음으로 크다고 말했다"고 구체적으로 이유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안 의원은 "진실은 동영상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며 "민주당에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이 통상적인 수법이라 이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정작 가짜뉴스 1보를 생산한 건 이준석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20~30대 청년을 대변해 새 정치를 하겠다던 이준석이 가짜 편집본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 저를 공격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니, 과거 성접대 사건이 우연한 실수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내부 총질로 연명하며 청년들에게 아무런 귀감이 되지 않는 이준석은 이제 제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전 대표는 안 의원의 SNS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말도 안 되는 내용을 길게 쓰고 자빠졌다"고 강하게 비판했으며, 이후 오늘(13일)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제가 라디오 방송에서 무슨 세 번째 패배 책임으로 본인을 지목했다고 이상한 주장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청취자들에게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하면 누구 책임인지 문자나 유튜브 댓글로 의견 달라고 하면서 본인이 보기 3번인 것을 '내가 세번째 책임이라고 이준석이 했다'라는 걸 보면 한심하다"며 "이제 지성의 문제가 되어가는 것 같다. 자기가 틀린 말을 한 것을 인지하고도 '내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어'라고 아집 부리면서 끝까지 밀어 붙이는 누군가를 따라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비꼬았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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