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손 맞잡은 文 단식 진정성 충분히 보였다

이재명 “단식 중단 생각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늘(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문병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병원에 도착하자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과 서영교 최고위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등이 맞이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관계자들과 악수한 뒤 병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대표를 만난 문 전 대통령은 “링거랑 수액만 맞고 복귀는 여전히 안 하신다면서요”라며 말을 건넸습니다. 이 대표는 “생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후 열흘간 단식했던 경험을 언급했습니다. “그때도 힘들었다. 근데 지금은 20일이니까 얼마나 힘들까 싶다”며 “(단식을 이어가려는) 그런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금 하시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그런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하고 이제 국면도 달라지기도 했다”며 “또 빨리 기운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격려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늘(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윤 정부가)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 단식을 만류하고 싶고, 솔직히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늘 생각하셔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검찰의 수사 압박으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돌연 단식에 나섰습니다. 단식 19일째인 어제(18일)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몸 상태가 악화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 대표 측은 “수액 치료 외에는 일체 음식 섭취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병상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문 전 대통령의 역할론을 제기해 왔습니다. 문 전 대통령의 방문이 단식 출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단식 장기화에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계를 중심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 대표 단식을 비판해 온 조응천 민주당 의원 마저도 당내 분열을 막기 위해 체포동의안 가결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문병을 마친 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