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육군 블로그에 게재된 포탄 사진 도용해 엉터리 주장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남한 무기가 러시아 병사와 주민을 살상하는 데 쓰인다"고 주장하며 포탄 사진을 공개한 가운데, 해당 사진이 8년 전 육군 블로그에 게재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 12일 공식 페이스북에 한글이 새겨진 155㎜ 포탄 사진을 게시하면서 "남한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직접 지원을 비난받지 않으려 온갖 궁리를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대사관은 "한국의 탱크를 폴란드에 넘겨주고 폴란드가 소련제 장비를 우크라이나 당국에 납입하도록 하기도 하고 미국의 주문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쓰이게 되는 탄약들을 생산하기도 한다"면서 "남한이 무엇을 고안하든 그들의 무기가 러시아인들, 병사와 평화적인 주민들을 살해하는데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콩 심은 데 콩 나오고 팥 심은 데 팥 나온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러시아에도 '심은대로 수확하게 된다'는 비슷한 성구가 있다"고 글을 마무리지었습니다.
하지만 군 당국이 대사관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사진은 2015년 6월 6일 육군 블로그 아미누리에 게재된 포탄 사진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육군은 아미누리에 8군단의 K-9 자주포 해상 사격훈련과 함께 K-9 자주포를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실었습니다.
러시아 대사관이 게시한 사진 속 포탄과 로트 번호(제조 번호)도 똑같았습니다.
러시아가 한국 육군 홍보물에 실린 포탄 사진을 출처 없이 무단 사용하면서 마치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반입된 것처럼 엉터리 주장을 편 셈입니다.
한국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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