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매달 용돈 명목의 돈 수천만 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습니다.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김 전 회장으로부터 “이화영 전 부지사를 통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에게 용돈 명목의 돈을 2년간 매달 3,000만 원씩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입니다.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 측에 건넨 돈이 이 전 대표에게 돌아갔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전 부지사가 이 전 대표 사무실 임대료 지원 등을 이유로 월 2,000만~3,000만 원을 요구해 돈을 마련해 줬다는 게 김 전 회장 측 설명입니다.
김 전 회장 진술이 사실일 경우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7억 2,000만 원이 전달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김 전 회장은 개인 돈을 쌍방울 직원 계좌로 송금하고, 직원이 은행에서 출금하면 쌍방울 방 모 부회장이 건네받아 이 전 대표와 같은 건물을 쓰는 이 전 부지사 사무실로 가서 전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실제 출금 기록과 이동 동선 등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 조사에서 아니라고 이미 반박했다”고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제로 이 전 대표에게 돈이 전달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같은 진술이 이 전 대표 수사로 이어질지 여부 또한 미지수입니다. 김 전 회장 측이 전부 현금으로 인출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고, 이 전 대표를 지목해 돈을 받은 뒤 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품이 전달됐다 하더라도 이 전 대표가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만료된 2020년 5월 이후 공직을 맡지 않아 죄가 성립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 전 대표 측은 관련 의혹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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