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고위직 자녀 특혜채용' 감사원 감사 거부, 왜?

국정조사 ‘협조’ 감사원 감사 ‘거부’
선관위 측 “직무감찰 대상 아냐”
감사원 측 “인사 행정 문제로 판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위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습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오늘(1일)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다”라며 감사 거부 방침을 밝혔습니다.

감사원 감사는 국가 예산을 제대로 썼는지 들여다보는 ‘회계검사’와 기관 사무·직무에 대한 ‘직무감찰’로 나뉩니다.

선관위는 정기적으로 회계감사를 받고 있지만, 직무감찰은 독립성 침해 우려가 있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직무감찰을 받는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향후 정치자금 또는 불법 선거 관련 조사에 감사원이 개입할 수 있다는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입니다.

앞서 전날 감사원은 “선관위를 대상으로 채용, 승진 등 인력관리 전반에 걸쳐 적법성과 특혜 여부 등을 정밀 검토할 것”이라며 직무감찰을 예고했습니다.

감사원은 이번 일이 선거와 관련한 직무에 해당하지 않는 ‘인사 행정’ 문제로 보고 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감사원은 조만간 선관위에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금 상항에서 선관위가 특혜채용 관련 자료를 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감사 수용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 방침은 거절하면서도 법상 근거가 있는 국회 국정조사에는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국정조사 실시 여론에 “당연히 협조하겠다”며 “모든 것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선관위 국정조사 추진을 위해 만나 양당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각자 당에 돌아가서 입장을 확인한 뒤 몇 차례 더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대상이나 목적 등은 추후에 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습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국정조사 계획서가 통과되면 실제 국정조사가 진행됩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