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설법
‘자신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의지하라’
‘자신과 진리를 등불로 삼고 의지하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 윤관석·이성만 의원실 압수수색 12일 만인 오늘(24일) 귀국한 가운데, 한 여성으로부터 받은 쪽지 내용에 관심이 집중됩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심사를 마치고 수하물 수취대에서 대기하던 중 한 여성에게 A4 용지의 쪽지를 받았습니다.
영상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서 들고 온 빨간색 표지의 책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평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American Prometheus)’ 영어 원서에 대해 일부 취재진과 함께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때 한 여성이 “의원님 안녕하십니까”라고 말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지키던 경호원 제지에 한차례 가로막혔습니다.
여성은 “메시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제가 프린트해 온 건데 드려도 되겠냐”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송 전 대표는 “뜻만 설명해 달라”고 말하다가 결국 쪽지를 건네받았습니다.
A4 한쪽 크기의 쪽지에 큰 글씨로 적힌 문구는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입니다. 이는 불교의 설법 중 하나로 ‘자신을 등불로 삼고 자신에게 의지하라. 부처님이 설하신 법을 등불로 삼고 법에 의지하라’는 뜻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출국장을 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송 전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서 이번 의혹과 관련된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는 “서민 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해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제 도착했으니까 상황을 좀 파악하겠다”며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주위 사람을 불러서 주변을 돌기보다는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며 “저로 인해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가 책임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송 전 대표 지지자와 규탄시민들에 둘러싸여 건물을 나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날 인천공항에는 취재진을 포함해 송 전 대표 지지자와 송 전 대표에 사과를 요구하는 이들이 집결해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지지자 측은 ‘선당후사 송영길’ ,‘믿는다 송영길’ 등의 피켓을 들고 “송영길은 청렴하다” 등을 연호했습니다.
송 전 대표 반대자들은 ‘영길아 돈 얼마 받았냐’, ‘영기리보이와 함께 꿈꾸는 우리는 민주당 동지들입니다’, ‘인천시민께 사과하시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함께 “송영길 고개 숙여라”라고 외쳐 첨예한 대립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