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김기현, 황교안과 똑같은 길"…글 썼다 삭제

"극우 세력 연결고리 역할 쳐내지 못해"
"총선 가장 큰 위험요소는 지도부 리스크"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검사장 출신 유상범 수석대변인을 시켜 '전광훈 사태'를 자신에게 뒤집어씌우고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홍준표 대구시장 글이 삭제됐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16일) 밤 자신의 SNS에 "지금 전광훈 사태를 내가 침묵하고 그냥 지나간다면 김기현 대표는 모든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 씌우고 해촉 했다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벌써 검사장 출신 수석대변인을 시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유상범 의원을 언급했습니다.

홍 시장은 "소위 검사장 출신이란 사람이 언론에 나와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알 것 같아 해촉 했다는 저급한 상식 이하의 말을 하고 다니는 것만 봐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 알 수 있지 않냐"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통해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안다. (홍 시장의 발언이) 결과적으로 지금 당의 당 대표를 흔들기 위한 모습이 되고 굉장히 아주 모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런 말들을 한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는데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홍 시장은 "마치 분란의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으로 마무리 되면 나는 앞으로 아무런 말도 아무런 메세지도 낼 수가 없을 것"이라며 "내밀한 이야기는 물밑으로 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전당 대회 때는 수시로 의견 교환을 했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단 한번 통화한 일도 없고 소통한 일도 없는데 어떻게 내밀하게 소통하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당 대표가 되어 얼마나 바쁜 일정이 있었겠냐. 이해는 하지만 전당대회 이후 우리 당이 가장 시급했던 일은 극우와의 단절이었는데 극우 세력과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쳐내지 못하고 황교안 전 대표처럼 똑같은 길을 가고 있으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있었겠느냐"며 "이젠 총선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지도부 리스크가 되어버렸다. 지도부끼리 서로 잘못을 감싸주고 견강부회로 당을 끌고 간다고 해서 국민들이 따라 올까"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해당 글은 현재 홍 시장의 SNS에서 볼 수 없습니다. 글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