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7년 만에 기자회견 생략
취임 100일을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낸 가운데 민주당은 이 대표가 100일 동안 변화의 씨앗을 뿌려왔다고 옹호했고, 국민의힘은 100일 동안 남긴 건 '재명수호'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오늘(5일)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닌 야당 파괴에 남용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는 "국민 우선, 민생제일주의 실천에 매진해왔다고 자부한다"며 "민주당은 지난 100일처럼 앞으로도 실용적 민생 개혁,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겠다"고 100일 간의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대표가 100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건 7년 만으로, 이른바 '사법 리스크' 관련 언급이나 최측근들의 구속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안호영 수석대변인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과 당원의 여망을 받들기 위해 민생과 민주라는 투트랙을 중심으로 변화의 씨앗을 뿌려왔다"며 "미성년 상속자의 빚 대물림 방지법을 비롯한 시급한 민생중심 법안을 처리했고, 가계부채 3법과 3대 민생회복 긴급 프로그램을 통해 민생위기 극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또한 당원이 주인되는 민주당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정당 사상 최초로 중앙당사 당원존과 국민응답센터를 만들어 소통을 강화했다"면서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 파괴에만 골몰하는 윤석열 정부와 몽니만 부리는 여당에 맞서는 일이 쉽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안 대변인은 "지난 100일처럼 앞으로도 실용적 민생개혁과 더 굳건한 민주주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국민과 국가의 성공을 위해 정부여당과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10일 동안 남긴 건 '사법 리스크'와 '재명수호'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대표는 지난 100일 동안 제 1야당 대표의 권한을 남용해 정치 선동 획책을 추동하고 민생 발목잡기로 일관했다"며 "지금도 민주당은 민생과 직결된 정부 예산안까지 볼모로 삼아 조악한 정치공세를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양 대변인은 "이 대표 100일이 남긴 건 총체적 사법 리스크를 무마하기 위한 정쟁화와 '재명수호'를 구호로 한 사당화 시도뿐"이라며 "자기 자신이 피의자로 기소된 것도 모자라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돼 정상적인 업무수행조차 불가능한 상황에서 뻔뻔히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대국민 민폐'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 대표 한 사람의 이기심과 제1야당의 집단 광기가 국가의 민생, 경제를 통째로 뒤흔드는 작금의 세태는 대한민국의 오점으로 기록되어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 대표의 조속한 퇴진이 곧 민생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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