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무조건 추모·애도만 하라는 건 오히려 입을 막는 것"

"추모와 애도 먼저일 것 같아 최대한 발언 자제"
"계속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 통해 기회 놓쳐"
"윤 대통령은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거취 정하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해 "왜 그렇게 죽을 수밖에 없었는가, 왜 참사를 막을 수 없었는가에 대해서 명백하게 밝혀져야 애도와 추모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무조건 추모만 하고 애도만 하라고 하는 건 오히려 입을 막는 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일침을 날렸습니다.

고 최고위원은 오늘(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일단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가 먼저일 것 같아 민주당에서도 최대한 발언을 자제하면서 함께 슬퍼하는 기간을 가졌다. 국민과 공감하는 차원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에게 시간과 기회를 주고자 하는 마음도 좀 있었다"면서 "그러나 계속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들을 통해 그 기회를 놓쳐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고 최고위원은 "112 신고 접수 기록을 보면서 결국은 살릴 수 있었던 사람들을 살리지 못한 사고였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지금 정부에서는 어제 이 문건을 발견하고 일제히 사과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전날(1일)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과 입장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이어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기) 전에는 야당의 공세 혹은 국가에게 탓을 돌리려는 사람들에게 탓을 돌렸던 정부의 모습이 있었다"며 "하루 이틀 전만 해도 '밀어, 밀어' 했던 사람이 누구인가를 경찰에서 CCTV를 통해 조사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지 않았느냐. 그러다 보니 이 원인의 탓을 시민들에게 돌리려는 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 녹취록이 나오는 순간 (정부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용산구청장, 행안부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서울시장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고 강조하며 "지하철 무정차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았고 그날 사람들이 운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방치한 책임이 지자체장에게 있는 것"이라면서 "일례로 94년도에 성수대교 붕괴사고가 있었고 그 당시에 당일 국무총리가 사의 표명을 했으며 서울시장도 문책성으로 경질된 바 있다. 법적 책임을 지는 건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 따라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과 제가 얘기하는 건 정치적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라는 것을 계속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정치적 책임을 누군가 지기 위해선 누가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그 답은 윤석열 대통령이 내놔야 된다고 본다"며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입장을 정하셔야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