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채널 '시민언론 더탐사'가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심야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감사장에서 김 의원의 섣부른 문제 제기가 여당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오히려 한 장관의 체급만 더 키워줬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진중권 작가는 지난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김 의원의 자살골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진 작가는 "이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는 거냐. 대통려잉 술집 가려면 보안 점검 다 하고 술 마시고 있으면 새벽에도 경호원들 다 깔려 있다"면서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진 작가는 또 "누구나 다 알다시피 한 장관은 술을 못 마시고 제로콜라만 마신다고 한다"며 "부적절한 술자리 같은 게 있으면 바로바로 나와버리는 걸로 알려진 사람인데, 거기 있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여당도 김 의원의 국감 의혹 제기에 대해 맹폭을 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 "김의겸 의원이 똥볼을 차도 아주 심하게 찼다"며 "시정잡배들의 술주정만도 못한 상습적인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김의겸 의원이 이같은 무리수를 둔 것에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 물타기가 다급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협업을 인정한 이상 '더탐사'의 범죄행위에 가담한 공범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의겸 의원이 살 길은 지금이라도 이실직고하고 한동훈 장관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밖에 없다"며 "그러지 않으면 김의겸 의원도 이재명 대표와 함께 '안녕~'이다"라고도 적었다.
김의겸 의원의 의혹 제기가 더 뼈아픈 것은 민주당 내에서도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점이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무위원에 대해서 어떤 질의를 하게 될 때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또 법적 근거를 갖고 질의해야 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한 민주당 재선 의원도 "사안을 너무 간단하게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의원은 "한동훈은 확실하지 않으면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며 "계속 건드려서 괜히 체급만 키워주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의원에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장관이 올해 7월 19~20일 윤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국감에서 해당 술자리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인물로 등장했던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의 의혹제기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은 유튜버와 야합해 장소, 인물, 날짜 등 어떤 팩트도 확인되지 않은 전혀 근거 없는 날조된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며 "술 취한 여성의 술주정에 불과한 넋두리를 사실인 양 퍼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은 "사실이라면 엄청난 국정 문란에 해당하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했다"며 정당한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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