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법의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조정훈 의원이 여야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조 의원의 협조가 있어야만 대장동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수 있다.
조 의원은 앞서 야당이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선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실 관계자는 24일 오후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조 의원께서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선 국감 이후에 입장을 내실 듯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검' 자체가 정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러면 민생은 멈추게 될 것"이라면서도 "또 한편으론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다르게 대장동은 피해 보신 국민들도 있기 때문에 그런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조 의원은 시민사회 분들과 정치권에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고루 듣고 있다"며 "당내에서도 특검과 관련해서 활발히 토론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측에서 압력을 가하고 있진 않은지' 묻는 기자의 질문엔 "아직은 없다"며 "압력이 들어온다고 해도 소신껏 입장을 낼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번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반대한 이유에 대해서는 "야당 추천 특별검사 추천권과 관련해서 민주당은 '야당'에 시대전환을 넣지 않은 듯했다. 그러니까 결국 민주당만 특별검사를 추천하도록 한 것"이라며 "이 밖에도 반대한 이유가 여러 가지 있으나 한 가지 예를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형기 기자]
야당은 대장동 특검법안 발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당내에서 대장동 특검에 대한 일반특검법 발의를 준비 중이고 이르면 내주 안에 발의할 예정이다.특히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빠르게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해당 안건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조 의원의 '결심'이 필요하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서는 총 18명의 재적 위원 중에 5분의 3 이상인 1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 소속 위원은 10명이기 때문에 조 의원이 특검법 처리에 동의하지 않으면 패스트트랙 지정은 물 건너 가게 된다.
설령 조 의원이 특검법에 찬성해 패스트트랙 지정에 성공한다고 해도 '대통령 거부권'에 가로막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여당은 대장동 특검법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특검이 도입되는 것이지, 수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때는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단계에서는 (특검이) 전혀 가당치 않다"며 "검찰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든지 검찰 수사에 문제가 크게 드러났을 때 특검 도입이 논의될 수 있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절박한 사정은 알겠지만, 저희들은 특검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 전까지 특검 수용 여부를 밝히라고 한 데 대해선 "국민의힘이 판단하는 상대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을 끌고 들어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통령에게 답하라고 하는 건 대통령실이 마치 이 수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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