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최근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 시도 등에 대해 반발하며 오는 25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 보이콧을 시사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강경한 자세로 받아치는 모습을 보였다.
24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우리 헌정사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의 국회 출석 발언권과 또 국회법에서 예산안이 제출되면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도록 돼 있는 국회법의 규정, 그리고 여야 합의로 25일로 일정이 정해졌다"며 "거기에 추가조건을 붙인다는 것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우리 헌정사에서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관련해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특검을 윤 대통령에게 제안한 상태에서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의 강도를 높인 상황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신뢰 회복을 위한 대통령의 최소한의 사과조차 없다면 민주당은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 입장 등에 대해 절대 굽히지 않을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도 앞서 민주당의 '대장동 특검' 수용 촉구에 "여야가 합의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고 윤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 요청에 대해서도 "여야가 신중하게 잘 합의해서 민생 어려운 시기에 국민들이 더 어렵고 힘들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보다 신중한 모습 보였으면 좋겠다"고 돌려 거절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식일정을 소화하지 않은 채 25일로 예정된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연설문 초안이 작성된 상태에서 윤 대통령은 연설 직전까지 내용을 직접 수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챙기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단 뜻을 밝힐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총 639조원 규모의 2023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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