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내홍'사태 이후 일선 후퇴 후 지역구 활동에만 몰두하던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의 저격수 본능이 간만에 살아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의 법카사용 의혹과 관련해 국감장에서 김동연 경기지사에게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방탄 동참자"라며 질타를 쏟아냈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도지사 재임 시절 불거진 의혹에 대한 여야 난타전이 오가는 끝에 정회선언 등 파행을 겪었다. 지난 국토교통위 국감에 이은 '이재명 국감 2차전'이 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전 지사를 겨냥한 듯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도에 요구했지만 '국가위임사무'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것을 문제삼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래서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다. 위원장이 중립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반발과 함께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날 국민의힘 주 공격수로 장제원 의원이 나섰다. 그는 "지난 4월에 경기도 공무원 공익제보 통로 통해 법카문제, 업무추진비 문제 이런걸 자체감사한 결과가 4월에 나왔다"며 "이런 결과자료를 제출하라는데 무작정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의원은 "김동연 지사 대선 출마 때 부정부패 카르텔을 혁파하겠다 하지 않았나"며 "왜 이걸 자료제출도 안하고 숨기고 은폐해서 이재명 전 지사 방탄에 동참하나"며 김지사를 향해 질타를 쏟아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집권여당이 전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야당이 집단 퇴장을 하는데 국감을 걷어차고 이재명 방탄하러 온 거다"라며 "지난 2년간 민주당이 상임위 독식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의사진행 발언도 안주더니 이제 여당 위원장 야당발언 지적한 걸 갖고 편파적이라며 '내로남불' 난리를 친다"고 직격했다. 장 의원은 소위 권성동 의원의 '체리따봉' 문자노출 사태와 이로 인한 국민의힘 비대위 출범 등 내홍사태 직후 하방생활(지방으로 내려감)을 하며 지역구 활동에만 몰두해 왔다.
그는 8월31일 페이스북에 "당 혼란상에 무한책임을 느낀다.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아울러 "계파 활동으로 비칠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다"면서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감기간을 맞아 간만에 중앙정치에서 왕년의 '문재인 정부' 저격수로서 야당 당대표를 겨냥해 속사포를 쏟아내면서 존재감을 다시 보여준 셈이다. 이날 김웅·조은희 의원등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김 지사에게 '자료제출 불성실' 등을 질타하며 압박했지만 '원조 윤핵관'이 직접 나서자 공세에 무게감이 더 실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 의원은 문정부 때 조국사태 때 저격수를 자처하며 인사청문회·국감장 등에서 각종 의혹을 제기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민주당 측은 이 같은 정치공세 때문에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성만 의원은 "모든 요구자료를 피감기관에서 다 줘야하나. 사생활 보호나 재판과정 등 이유로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부분은 피감기관 입장에서 1차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국민의힘이 무리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문진석 의원도 "법인카드 내역 등이 국감과 무슨 상관이 있나. 이래서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다. 무슨 수사기관이 수사하고 있는 사안까지 자료요구를 하나"라고 맞받아쳤다. 이 같은 여야 공방에 이채익 행안위원장이 "자료요구에 도가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 국정과 국회에 대한 이해가 높은 김동연 지사인데 이 같은 불만이 쏟아지는지 유감"이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이 중립적으로 회의를 진행하지 않는다. 국감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반발하며 오전 11시쯤 회의장을 나서면서 정회됐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이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고발한 것에 맞서 자료제출을 거부한 김동연 경기지사도 고발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채익 행안 위원장은 "경기도는 국회 자료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해야한다"며 "고발문제는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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