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며 다소 안정적인 모양새를 갖춘 가운데 잠잠했던 당권주자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리부터 당권도전을 공식화 한 김기현 의원(4선·울산 남을)과 안철수 의원(3선·경기 성남 분당갑)을 비롯해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과 '당심' 잡기에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방문해 홍준표 대구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교적 당내 입지가 좁은 안 의원은 TK(대구·경북)지역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TK가 '보수의 심장'인 만큼 선점해 지지기반을 끌어드리려는 전략이다.안 의원은 당내 지지기반의 토대 대구의 수장인 홍준표 시장과의 만남을 요청해 홍 시장과 22일 면담했다. 안 의원과 홍 시장은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홍 시장은 안 의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구와 경북에서 안 대표님의 지지세가 상당하다"며 치켜세우자 이에 안 의원은 "감사하다. 제 뿌리가 경북 영주이기 때문이다"며 화답했다.
안 의원은 대구·경북 지역 최대 현안인 TK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신공항 건설 사업) 특별법 발의 때 저도 했다"고 말했고 이에 홍 시장은 "안 의원이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앞장서서 해주면 저도 기회가 되면 도와드리겠다"고 답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20일엔 경북 소재 대학인 국립금오공과대학교와 경북대학교를 연이어 찾아 강연했으며, 이후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또 경부 영주시 순흥안씨 제단 성묘에 참석해 "경북 영주가 뿌리"라며 TK 구애에 나섰다.
김기현 의원도 TK 당심을 다지며 차기 당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김기현과 함께하는) "미디어, 미래를 위한 개혁" 大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김 의원은 오는 30일 대구 엑스코에서 당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강연에선 국민의힘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7일에도 대구지역 언론인들을 만나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대해 "빨리 할수록 좋다. 해를 넘기면 국민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네'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조기 전대론을 강조하기도 했다.김 의원은 TK뿐 아니라 전남·서울·제주 등 전국을 돌며 '전국 당심' 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전남도당 방문·전남 소상공인 간담회, 대구시당·경북도당 방문, 제주 4·3평화 공원 및 제주도당 방문 등에 나섰다.
또 사회관계서비스망을 적극 활용하고 언론에도 자주 등장해 차기 당권 주자의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전국을 돌고 있는데 (국민의힘) 민심이 어떤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요즘 좋겠냐. 야단을 많이 맞고 있다"며 "민주당 정권이 있는 각종 기관장들이 철밥통처럼 앉아 있는데, 정권이 바뀌고 국민 뜻이 달려졌으면 새로운 인물들을 기관장을 앉혀야 국정철학이 요소요소 반영되는 것인데, 왜 빨리 정리 못하느냐고 난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당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조용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앞서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차기 당권에 도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4선 윤상현 의원도 당원과 만남을 이어가며 당권 도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 밖에선 나경원·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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