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준석 전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대립으로 당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과 관련해 "둘 중에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너도 살고 나도 살아야 정치다"라고 평가했다.
박 전 원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홍 시장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국민의힘 내홍이) 갈데까지 갔다. 타협의 범위를 넘어섰다"며 "둘 중(이준석 윤핵관)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말한 부분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하나는 죽어야 산다는 건 전쟁"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북한 핵이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막무가내이기에 우리는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이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이 지금은 필요하다. 그것이 북한 비핵화의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홍 시장과 당 현안에 대해 약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눴다.홍 시장은 "당 대표를 징계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이고 징계당한 당 대표가 밖에 나가서 당을 모질게 저래 공격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 징계당한 당 대표가 매일같이 가처분 신청하는 것도 한국 정치사상 처음"이라면서 "비정상적인 구조로 정부 여당이 움직이기에 지지율이 안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방이 조롱해도 그냥 웃어넘기고 그게 제대로 된 정치인데 요즘 뭐 양 진영에서 하는 거 보면 서로 조롱하는 데만 열중을 하니까 봉합이 돼도 마음의 앙금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안 의원은 "지금은 정도를 넘은 것 같다"면서 "정기국회 기간인 만큼 빨리 여당으로서 정기국회 제대로 마무리 짓고 빨리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을 정상화하는 쪽으로 의원들과 이야기를 하고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 사태 해결방안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라든지 아니면 비대위원장으로 뽑힌 정진석 위원장이 나름대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 같다"면서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 가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설득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홍 시장은 "그거는 안 될 것이다. 지금 가처분 그런 게 지금 한두 건이 아니잖나"며 "타협에서 넘어가 버렸다. 이제는 둘 중의 하나는 죽어야 한다"고 했다.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