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화국 비판…검핵관 들어서도 되는가”
“용산·여의도 알력 계속될 것”
“용산·여의도 알력 계속될 것”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최근 대통령실의 대대적인 인적개편과 관련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시대에서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 시대로 정권 파워가 옮겨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오늘(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피라미만 솎아내(고 있다)”며 “지금 이 사태를 불러오게 한 것은 대통령, 대통령 (비서)실장의 직무유기 아닌가”라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이것(검핵관으로 권력 이동) 역시 나쁘다”며 “국민들이 윤 대통령한테 인사 잘못했다고 비난하는 첫째 이유가 검찰공화국을 만들었다는 것 아닌가. 그럼 지금 현재 윤핵관도 나빴지만은 검핵관이 들어서서 될 일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윤핵관과 검핵관이 각각 여의도와 용산 대통령실을 배경으로 알력 다툼이 있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박 전 원장은 “검핵관이 다 차지하더라도 여의도 국회는 차지 못한다 아무리 대통령이지만 국회의원을 검사로 임명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선거에 의해서 뽑힌 윤핵관들이 다수가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건 앞으로도 두고두고 알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어공(어쩌다 공무원)들이 지금 검핵관들에 의해서 쫓겨나면 돌아와서 가만히 있겠나. 한두 달 사이에 어공들이 잘못했으면 얼마나 잘못했겠나”라며 “그 책임을 몽땅 어공들한테 씌워가지고 여의도로 쫓아버리면 가만히 있겠냐.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원장은 “민정수석실을 없애서 지금 이 꼴이 되는 것”이라며 “거기에서 근본적으로 (인사) 추천을 하고 검증을 하고 공직기강을 세운다. 멀쩡한 것을 없애서 혼선이 오고 또 그 자리를 다 검핵관들이 와서 차지하고 있으니까 대통령 귀를 멀게 하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출근길 “(대통령실 직원들은) 국가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 그리고 업무 역량이 늘 최고도로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윤리 의식’과 ‘업무 역량’을 기준으로 직무 점검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실제로 당일 정무·시민사회수석실 소속 비서관 4명과 행정관 등 10명 이상이 면직 또는 권고사직 형태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시민사회수석실 국민제안비서관실에선 행정관 7명 중 직업공무원 2명을 제외한 ‘어공’ 5명이 한번에 사직했습니다. 이중 대다수가 윤핵관이 인사를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이번 인적쇄신을 통해 윤핵관의 입지가 줄어든 반면 검찰 출신 참모들은 대상에서 제외돼 대통령실이 검찰 라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인사 개편에 “칼바람은 실무진에게만 불고 검핵관은 무풍지대에 있다”며 “인적 교체 기준이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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