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준석, 당 결정 승복하는 것이 성숙한 모습"

"현명한 정치인이라면 결정에 불복하지 않아"
"내년 당 대표 역할, 잘할 수 있는 게 맞다면 출마"
작년 전당대회 나경원, 당심은 이준석보다 앞섰지만 민심서 뒤쳐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2일)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후 공개 행보를 중단한 이준석 대표를 향해 "현명한 정치인이라면 결정에 불복하거나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나 전 의원은 오늘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좀 잘했으면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다"며 "그래도 본인이 다시 재기하기 위해서는 이럴 때 승복하는 것이 좀 더 성숙한 이 대표의 모습이 될 것이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저는 미래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것을 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얘기하기보다는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저도 요새 사실은 계속 백의종군하고 있지 않으냐"며 "그래서 그냥 크게 보고 멀리 봐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8일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회를 나서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현재 당내 일각에서 이 대표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나 전 의원은 "본인이 판단하는 것이 아니면 그런 말씀들은 아끼는 것이 맞다"고 보았습니다.

차기 당권주자로 나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아직 시기도 안 정해져 있는데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일축했습니다. 현재 그는 최근 이 대표의 상황등에 대해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쓰며 공개 행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당시 SNS에서 그는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내홍을 추슬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악법도 법"이라며 "(이 대표는) 일단 윤리위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이 본인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고 밝혔습니다.

나 전 의원은 "지난번 전당대회 때 당 대표를 나간 이유는 실질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포용할 줄 알고 조율할 줄 아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려먼서 "내년 선거, 내년 당 대표가 해야 될 역할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맞다고 하면 출마를 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두고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입니다. 나 전 의원은 원내대표, 3선 의원, 서울시장 후보 등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입니다.

지난해 6월 8일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후보가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오른소리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나 전 의원과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열렸던 국민의힘 1차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전당대회는 세대교체를 들고나왔던 이 대표와 지금까지 보수 정당을 이끌었던 나 전 의원, 주호영 의원의 대결 구도로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당시 이 대표는 당원지지에선 37.41%에 그쳤지만 일반국민여론 58.76%를 얻었습니다. 경쟁자였던 나 전 의원은 당심(40.93%)에선 이겼지만 민심(28.27%)의 표는 조금만 얻는 데 그친 바 있습니다.

[이지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gmat123@naver.com]